만날 사람은 만나게 되어 있다지요
(아웅, 원래 술하고 안 친하다니까. 그러니까 지금 하는 건 좀 술주정스러운 이야기.)
오늘 다른 회사로 옮기시는 분의 환송회가 있었다. 사실 개인적으로 정말 친해지고 싶은 분이었는데, 입사하고 그 분과 대화해 본 건 거의 손에 꼽을 정도. 그것도 대화라기 보다는 단순히 인사를 나눈 것 정도의 수준이랄까. 너무 아쉽다.
좋아하는 '일'에 대해서는 내가 생각해도 추진력이 있는 편인데 '사람'에 대해서는 이상할 정도로 소극적이다. 사람에 대한 경계심을 푸는 데는 '이벤트' 가 아니라 '시간'이 절대필요조건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긴 하지만.
그 탓에 마음에 드는 사람이 드물게 나타나도 너무 부끄럼을 타서 그저 한동안 주변에서 맴돌다 끝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었지. 정말 운이 좋으면 가까워질 기회가 있기도 하겠지만 스스로 그런 기회를 만들지는 못하는 것 같다. (이 사람에게 언제 밥이나 같이 먹자고 말하고 싶은데, 별로 친하지도 않은 애가 갑자기 이러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거절하기 뭐하니까 바쁜데 나와주는 건 아닐까 등등등,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을 걱정한다고나 할까. 아아, 이 I 극단치 인간. )
처음 보자마자 반해서 꼭 얘기한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그 분'과도 거의 8년 만에 처음으로 간신히 인사를 할 수 있었는데 (그 8년동안 나름 열심히 책도 읽고 게임도 하면서 팬심만 고이고이 키웠다. 커뮤니티 같은데는 가입할 엄두도 못냈고.)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난 이런 짝사랑이 어울리는 인간인가 싶어서 좀 좌절스럽기는 하다. 그렇지만 이런 사례들-참고 기다리면 언젠가 만나게 되리-이 가끔 있어주기 때문에 인연이 있는 사람은 언젠가 만난다는 말을 굳게 신봉하며 별다른 노력을 안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제 좀 슬슬 나타나 주셨으면 하는데 말이지 (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