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책
퍼언연대기 3부작
Lynn.C
2008. 10. 23. 11:32
다 읽었다. 다쳐서 자출/자퇴 못하게 되면서 출퇴근 시간 짬짬히, 그리고 세권 다 두께가 좀 있는 편이라 일주일이 넘게 걸리는 바람에 상당히 갑갑해 하면서(3권쯤 가면 두께가 얼음과 불의 노래 애장판쯤 된다), 1권의 신선함이나 속도감은 뒤로 갈 수록 점점 떨어져 나중에는 의무감으로 읽은 듯. 그리고 번역이, 아 나쁘지는 않았는데(새로운 개념(?)을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단어로 번역하느라 진짜 고생하셨겠다, 라는 느낌) 기본적인 맞춤법 틀린 곳이 몇군에 눈에 띄어서 그런가, 난 왜 이렇게 거슬릴까. 뭔가 앞뒤 아귀가 잘 안 맞는 느낌이 들어서 껄끄러웠음. 역자의 다른 번역-예를 들면 '당신 인생의 이야기'나 '마일즈의 전쟁'은 그런 거 없었는데.
출판사 및 일반 독자리뷰에서와 마찬가지로, 나쁘지 않았다. 60년대 말이라는 첫 출판연도를 생각하면, 게다가 당시의 남성우월주의가 깊게 뿌리박혔던 SF계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대작임은 분명하다.단단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섬세한 감수성이 녹아 있다는 평가에도 반박할 생각은 전혀 없으나 조지 R.R 마틴 타입을 선호하는 사람은 그 감수성에 밀려 상대적으로 박력이 떨어진다는 점에 약간은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과학적' 설정을 기반으로 했다고 하더라도, 전문용어로 그걸 설명하지 않아(이 삼부작에서는 그 설정이 신화시대로 묘사되어 있어 그럴 필요도 없다) 확실히 읽기도 쉽고, 설정이나 세계관이 단단하니 어설프지 않아 몰입도도 높다. 다만, 뭐랄까, 개체들이 서로 의사소통이 너무 잘 되어 거기서 오는 갈등이 약해서 좀 소프트하다는 느낌이랄까. 나쁜 놈은 그저 나쁜 놈이고, 착한 놈은 그저 착한 놈이고, 라는 식의 단순 묘사는 아니지만 인물에 대한 상세 설명이 좀 부족한데서 오는 긴장감의 부족이, 나는 좀 아쉬웠다.
+
애초에 1권은 레사와 플라르 (& 라모스와 니멘스)이 포커스고 2권은 프노르와 브레키(& 칸스와 프리데스), 3권은 잭섬(&루스)의 이야기다. 다 읽고난 지금도 다른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별로 없어. ;;;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기억에 잘 안남는 경우가 있을 때도 있고, 단지 조역이었는데도 인상이 굉장히 강한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전자인 듯. 나한테는 캐릭터들이 그리 생생하게 와닿지 않았다는 느낌. 아, 1권의 레사의 경우는 상당히 강렬했지만, 뒤로 갈 수록 묘사는 식상, 이해안되는 부분은 점점 늘어나고. 아니 이 부분의 이 대사 어디가 독설이라는 거지, 라는 식의. (책에서 레사는 자주 독설을 날려주신다)
++
다시 읽다보니 그 거슬림은 아마 구어체의 문장이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예를 들면, '...벌써 웬서의 별들을 주제로 작곡을 하고 있지 싶다.' 같은 문장. '~하지 싶다' 같은 표현은 상당히 구어체-확신은 없지만 이거 경상북도쪽에서 자주 듣던 표현.... -같은데, 아무튼 그래서 처음에는 번역자 자질을 의심하기도 했었다는. (어? 보...보통은 '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하지 않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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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1권은 레사와 플라르 (& 라모스와 니멘스)이 포커스고 2권은 프노르와 브레키(& 칸스와 프리데스), 3권은 잭섬(&루스)의 이야기다. 다 읽고난 지금도 다른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별로 없어. ;;;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기억에 잘 안남는 경우가 있을 때도 있고, 단지 조역이었는데도 인상이 굉장히 강한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전자인 듯. 나한테는 캐릭터들이 그리 생생하게 와닿지 않았다는 느낌. 아, 1권의 레사의 경우는 상당히 강렬했지만, 뒤로 갈 수록 묘사는 식상, 이해안되는 부분은 점점 늘어나고. 아니 이 부분의 이 대사 어디가 독설이라는 거지, 라는 식의. (책에서 레사는 자주 독설을 날려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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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다보니 그 거슬림은 아마 구어체의 문장이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예를 들면, '...벌써 웬서의 별들을 주제로 작곡을 하고 있지 싶다.' 같은 문장. '~하지 싶다' 같은 표현은 상당히 구어체-확신은 없지만 이거 경상북도쪽에서 자주 듣던 표현.... -같은데, 아무튼 그래서 처음에는 번역자 자질을 의심하기도 했었다는. (어? 보...보통은 '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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