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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파편이 튀다/猫

이것저것



1.
어제 밤에는 참 심란하고도 무력감 느끼게 하는 전화 통화에, 오늘은 아침부터 MSN으로 바이러스를 전파시키지 않나, 낮에는 감정싸움 하느라 지친 상태로 인터뷰 비디오 보면서 작성하느라 꾸벅꾸벅 졸아대고, 저녁때는 뭘 잘못 먹었는지 식도와 위장에 치과 마취약 맞은 느낌. 배 앓이는 안하는 거 보니 식중독은 아닌 것 같긴 한데, 숨을 잘 못쉬겠다. ;;

오늘 아침에 좋은 꿈을 꿔서 기분이 썩 괜찮았는데, 하루종일 안 좋은 일이 자꾸 생기니까 좀 지치는 기분.



2.
어쩌다보니 12월부터 충분히 쉬지 못하고 죽 달리고 있는 중인데, 이젠 뭐 그냥 그러려니 하지만 뭐랄까, 그래도 좀 왠지 만성피로를 달고 다니는 것 같다. 지난 번 남양성모성지 다녀온 다음 꽤 충전이 됐지만 이제 또 약발이 다 되어 가나보다.

아니, 뭐 그것도 그렇지만 실제적으로도, 잠을 못자고 있다. 가뜩이나 밤잠 없고 아침잠 많아서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고역인 인간인데 요즘 평균 수면시간은 4~5시간, 그것도 거의 선잠을 자고 있으니.
잠이 잘 오지도 않을 뿐더러, 힘들게 잠이 들어도 중간에 자꾸 깨고, 따뜻한 우유나 포도주 마셔봐도 별로 효과가 없더라. 술은 잘 못하니까 오히려 역효과만 나고. 취하면 확실히 정신없이 곯아 떨어지지만, 그거 그렇게 깊게 자는 건 아닌데다 아침에 두통이. -_-;;;;;;;;;


근데 지난주 이번주 거의 9시 이전에 출근했더니 원래 일찍 오느냐는 말 들었다.
(...)



3.
나, 나이가 나보다 많거나 선배일 때는 물론이고, 나이가 어려도 말 잘 못 놓는다.
그리고 보통은 나한테도 말 잘 안 놓고 (하긴 지광배가 존대말 쓰는 대상이 흔하진 않지 ;;) 개인적으로도 누가 나한테 말 놓는 거 별로 안 좋아한다고 할까 어색하다고 할까.

일단 그렇게 친한 사람이 아닌 경우에 내가 말을 말을 놓게 되면 심하게 까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다 ('요'만 붙여서 까는 경우도 물론 있지만 상대적으로 조심하게 된다는 거), 누가 나한테 첫대면부터 말 놓아버리면 '당신 뭐야?'라는 느낌이 들어서. 그렇다고 말트는 것에 부정적인 건 아니고, 정확히 말하면 그냥 자연스럽게 말 놓아주는 경우가 오히려 땡큐베리감사.

회사에서, 거의 같은 나이 또래의 사람들이 좀 있는데, 서로 말 놓고 지내고 있고 나한테도 처음부터 안하면 힘들다고 -아 그거 맞는 말이기는 해. 나 아직도 영미씨와는 상호존대니까- 말 놓으라고는 하던데, 솔직히 난 말 놓는 것 자체가, 심히 힘.들.다.

나 동기들이나 직속 후배들 말고는 말 놓는 사람 거의 없고, 심지어 동갑내기 선배인 경우도 말 트기까지 거의 2~3년씩은 걸렸는걸. 나한테 너무 무리한 요구는 하지 말고, 차라리 그쪽에서 나한테 먼저 말 놔주면 나도 상호 동등원칙에 입각해서 그렇게 해 줄 수 있거든. ;;


4.
어제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는 건널목에서 갑자기 미카엘이 보고 싶어졌다. 그냥 특별히 연락을 하고 지낸 사이도 아닌데 갑자기, 참 뜬금없네 싶어서 나도 실소. 어제는 머리도 복잡하고 기분도 참 꾸질해서, 그 녀석하고 서로 만담으로 까대며 술 한잔 하고 나면 좀 정리될 거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 아마 휴대폰에 번호가 있었으면 바로 전화했겠지. :)

휴대폰 전화번호부에 백몇개가 되는 전화번호를 돌려봐도 마땅히 불러낼 사람이 없을 때가 있기도 하고, 어제처럼 그 상황에 참 적절한 누군가가 생각날 때가 있기도 하다. 비중으로는 물론 전자가 훨씬 높아서-불러냈을 때 그쪽이 나오느냐 하는 문제는 일단 별개로 치고- 부담없이 한번 불러나 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불러내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연락을 '할 수 없는' 경우라면, 그야말로 최악이지만.

아아- 나도 누군가한테 그런 사람이 되어 줄 수 있다면 좋겠는데, 워낙 사교성이 떨어져서리. (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