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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파편이 튀다/猫

여름은 힘들다


겨울은 얼어죽을 걱정을 하게 하지만 여름은 살아 있다는 걸 걱정하게 만든다.

 
더위에 지쳐서 몸이 힘들고, 그러다보니 입맛도 떨어지고, 잘 안먹다보니 체력적으로 더 힘들어지는 악순환의 반복. 그런다고 잠을 잘 자는 것도 아닌 것이, 시간이 날 때마다 어떻게든 좀 쉬고 잠을 청하려고 하지만 여지없이 한두시간 간격으로 깨는 선잠을 자거나 전혀 꿈을 꾸지 않는 수면이 된다는 게 나름의 스트레스. (아, 꿈을 안 꾸는 게 푹 잤다는 느낌이 든다는 분도 있는데 나는 좋은 꿈 꾸고 나면 왠지 그날 진짜 잘 잤다는 기분으로 깨서, 하루의 시작을 완전 상쾌하게 할 수 있더라. 물론 개꿈은 말고.) 잠은 자더라도 푹 잤다는 느낌이 안들어서 아침에 깔끔한 기분이 되지 않는다는 거다. 어떻게든 깨어 있어야 하는 회사에서는 커피나 홍차의 카페인을 빌려 억지로 각성상태를 만드는데, 이게 또 위산과다를 촉진해서 속을 뒤집는다는. 결국 오늘 아침에는 빈 속에 웩웩대다 나왔더니 머리가 다 띵하다. 아침부터, 이것 참.


어쨌거나 덕분에 회사에는 일찍 나오고 있다. 본의는 아니지만 개중 다행이다.
그래도 이런 날씨에 하루종일 밖에서 있지 않아도 되는 직업이니 그것도 생각해보면 다행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이번주가 4일밖에 없다는 것도. 아차, 이제 3일이구나.



ps. 어제 저녁, 회사에서 내 책상에 주황날개 꽃매미가 죽어 떨어진 걸 발견했다. 매미를 무서워하지는 않는데 나방은 공포증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인 나는, 그 놈의 날개를 보고 끄어어어억 하는 정신적인 비명을 질러버렸다. 그러고보니 어제 아침에 출근길 동네에서도 저 매미가 죽어 있는 걸 봤는데, 이제 우리 동네도 저 빌어먹을 개체들에게 점령당한건가 싶어 등줄기에 식은땀 & 살짝 패닉. 저 놈들, 떼로 몰려다닌다는 데 생각만 해도 쭈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