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도 첫날. 슬슬 가을의 한가운데로 접어드는구나. 예로부터 가을은 독서의 계절. 그리고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했겠다. 오곡백과를 수확하는 시기요, 겨울을 대비해 각종 동물들은 통통히 살을 찌우는 시기라. 한마디로 뭘 먹어도 참 기름지고 맛날 시기. 그리고 겨울대비 살찌우기는 과히 먹히는 동물들에게만 한정된 생리작용이 아닐 터.
한마디로 식욕의 계절.
점심 충분히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같이 식사한 7명 중에서 청일점인 기획자분과 나만 밥 한공기 다 비웠더라 orz) 이 시간쯤이면 미칠듯이 허기가 지는데, 날이 쌀쌀해지면서 그 정도가 상당히 과해진 것 같다. 예전같으면 맛있는 음식 얘기 나오면 그냥 '나중에 가봐야지' 하면서 체크해두는 정도였다면 요즘에는 언제가지, 하면서 달력부터 체크한다. 예전같으면 별로 쳐다도 안 봤을 것 같은 음식들도 요즘에는 왜 이렇게 땡기는지. 세상에. 한번 그렇게 먹을 것의 유혹에 빠지면 업무로 복귀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어져서, 아까는 메일을 쓰면서도 '참게매운탕, 매기매운탕, 전어구이, 군고구마...(등등등)'의 단어가 머리 속에서 자유유영을 하더라.
어제는 다음주 삼겹살 먹벙때 전어구이를 먹자고 난데없이 떼를 쓰는 짓까지 하고, 아 놔. 아무리 식욕이 기본적인 욕구라고 해도 이건 식욕 수준이 아니라 완전 식탐, 이전과 비교했을 때 정도가 너무 심한 것이.
무슨 한마리 짐승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