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그리스도왕 대축일이 되면 이번 대림절은 준비 잘 해서 성탄 잘 맞아야지 하고 생각하지만 진짜, 거의 한번도 어김없이 매번 대림 4주일만 되면 "끄어어어어억!! 벌써 성탄이야?!" 라는 비명을 질러댑니다. 올해는 정말 정신차리고 대림절 잘 보내보자 했는데 또 예년과 다를 게 없군요. ㅜ_ㅠ
그래도 몇가지는 정말 기쁩니다.
제대회에서 성탄 트리에 소망카드를 단다고 해서 샘플로 대충 태그 만들어서 보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어요. 전에는 신경써도 반응이 별로 안좋았는데 (특히 교구에서 연수하며 전례카드 만들때 ;_;). 사진 보시면 아시겠지만 솔직히 좀 성의가 없었죠. 최종 면접 전날 소망카드 만들라는 의뢰(?) 받고 면접 보고 정신없는 상태로 만드느라 평소에 비하면 정말 대충 만들었답니다. 그래도, 제대회쪽에서도 반응 나쁘지 않았고, 신자분들 반응도 좋구요. 다른 본당 수녀님도 보고 해봐야 겠다고 몇개 가져가시고 본당 주임&보좌 신부님도 써주시고 해서 정말 기쁘더군요. 우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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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망카드가 모자라서 전 안 달았지만. ^^; 마음이 힘들고 아픈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게 되고 싶어요. 말만이 아닌 진심으로 같이 아파하고 동참해 주고 싶어요. 아직 제 안에는 자기 자신밖에 없나봐요. 언제쯤이면 다 비워내고 진심으로 남들에게 공감할 수 있을까요.
대림 4주를 앞두고 간신히 엊그제 판공성사를 봐서, 오늘 가벼운 마음으로 영성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거 몇달만에 하는 영성체라서, 정말 기뻤어요. 아무리 미사 전례에 집중하더라도 영성체가 빠지면 뭔가 허전해요. (허전할 수 밖에 없죠. 성체성사가 미사의 진수인데.) 그러고보니 이번 판공도 좀 재미있었어요. 사실 고백성사 울렁증이 아직 남아있는지라 고해소 들어가기만 하면 죄다 까먹고 막 말 더듬다 나오고 그러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적어 가지고 갔어요. 사실 성사본지 꽤 오래된데다 이번에 여러가지 사건들이 있어서 꺼리도 많았구요. 근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또 덜덜덜. 평일이라 기다리는 사람들도 별로 없었으니 신부님 붙잡고 연수때 고해성사 하듯이 다 비워야겠다 했는데, 딱 들어가니 오호 통재라. 이거 임 신부님 아니십니까. 완전 뜨억이었죠. 일부러 손님 신부님 계신데 가서 했는데 아는 신부님이시라니. -_-;;; 급당황해서 적은 것만 거의 줄줄 읽고 나왔어요. 견진받은지 10년이 다 되도 아직 애라구요, 애. 미치겠어요, 이거. 그래서 좀 찜찜하긴 합니다 ;;;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건!!! 내일 자정미사부터는 드디어 대영광송을 할 수 있습니다!! 캬캬캬캬캬!! 누가 뭐라고 하든 미사곡의 백미는 대영광송 아니겠습니까. 사순절과 대림절 미사는 그렇게 기쁘지 않은 게 전 이 대영광송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뭐 하긴 이 시기에 대영광송을 뺀 것도 비슷한 의미겠지만요. 아무튼 대영광송 생각만해도 두근거립니다. 흐흐흐. 솔직히 노래를 잘 부르는 편은 아닌데요, 그래도 뭐 좋아하는 곡 정도는 있잖습니까. 전 전례곡 중에서는 대영광송이 제일 좋습니다. 가장 열심히 부르는 건 'Agnus Dei'지만요. 게다가 미사곡 중에 '로고스찬가'나 '아버지' 나오면 좋아 죽습니다. 이런 날은 선곡한 친구 홈피에 가서 선곡센스를 칭찬하는 글을 남길 정도. 저 두 노래가 좀 길어서 그렇지, 얼마나 절절한데요. 최고예요 진짜. -ㅁ-b
아무튼, 벌써 내일 모레가 성탄절이군요. 종교를 가지고 있는 분은 가지고 있는 분대로, 또 없으신 분은 없으신 분대로 마음이 기쁘고 충만한 날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주변 분들과도 함께 그런 마음 나누셨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성탄절은 크든 작든 기적이 일어나는 날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