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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파편이 튀다/猫

친하다?

한 심리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인적 네트워크는 6단계 건너면 다 연결되어 있고 최단으로는 두단계라고 한다. 바닥면적이 좁은 이곳도 충실히 그 법칙을 따라 -입사동기가 나까지 3명인데- 이 3명이 죄다 개별적인 루트를 통해서 담주 입사 예정인 A씨를 알고 있더라. 그리고 내 입사 동기 중 한 명은 Think User의 모 선임님의 후배로 내가 거기서 플젝 했다고 하니 바로 "xxx님 아세요? ooo님은요?" 라고 물어왔다. 그리고 동종업계 에이전시에 있는 내 친구 하나는 이 랩에 있는 사람들을 클라이언트로 만났던 사람, 직장 선배였던 사람, 학부 선배, 학부 동기 등등의 관계로 알고 있다. -_-;;;
전에 IT 업계가 워낙 바닥 면적이 좁아 조금만 경력되면 왠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고, 그래서 이직할 때 이전 직장에서의 근태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경우도 많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그 얘길 해주신 분이 경력 5년 이상의 개발자셨음- 그때는 그냥 그럴 수도 있겠구나 했지만 겪으니까 또 새롭게 다가온다. 덜덜.

아니아니, 아무튼 말하고 싶은 건 이 업계 바닥이 이렇게 좁아, 이게 아니라.

이렇게 어찌어찌 서로 알다보니 가끔 "zzz랑 친해요?" 라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그 때마다 바로 "네~ 친해요" 라고 대답을 못하고 그냥 '예, 뭐 그냥 그렇죠." 혹은 "그 친구가 저 잘 챙겨주고 그랬어요" 라고 한다. 괜히 쓸데없는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뭘 기준으로 해야 친하다고 할 수 있는 거지, 라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어서 대답을 망설이게 되더라. 나는 친하다고 생각하는데 상대방은 아닐 수도 있는 거고, 또 그 역도 성립할 수 있는 거고. 인간 관계는 정말 뭐라고 말하기가 미묘하다.



자, 그런 맥락에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께도 한번 물어볼게요.

"Hanna씨랑 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