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반게리온과 관련된 여러가지 이야기들- 반그리스도 사상, 안노의 오타쿠 놀려먹기, 10년을 우린 등등-은 다루지 않습니다. 저거 다 썰을 풀려면 몇시간 동안 카페 전세내야 하니까. 그냥 오늘 보고 느낀 것들 위주로 간략히 적을랍니다.
아참- 줄거리상 네타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보는 거라 TV판으로 복습을 좀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이야기라고 봐주면 될 것 같아요. 처음에는 비슷한 화면이 좀 나오지만 역시 기술의 진보는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화면 죽임. -_-b 전반적으로 3D가 많이 적용되서 실감나는 화면을 보여줬는데요, 라미엘(제5사도)와 제3 신도쿄시, 방어장비, 탑승 과정 등등이 그 혜택을 심히 많이 받았습니다. 으으, 대사도전 대비 때 방어선 구축하는 거 탄성을 지르면서 봤습니다. 크윽. 특히 라미엘이 대표적이었죠. 현란하더이다.
그리고 여러가지 소소하게 바뀐 부분이 눈에 좀 띄었습니다. NERV의 마크나 ID 카드 디자인, 제레 마크 디자인, 리리스 가면 디자인 변화같은 것들이요. 0호기 두상도 좀 바뀌었던 것 같더군요. 좀 놀란 건 파일럿 연습용(?)에바가 나왔다는 거랑 (척추랑 심장, 내장 등으로만 구성된 프로토타입 기체라 어제 ROY군이 보여준 심장 수술 영상이 연상됐음) 사도 소멸시 코어가 박살나며 터지는 핏줄기.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 정말 호쾌하게도 터지더군요. 엔드 오브 에바에서 사도에게 2호기가 먹히던 건 아무것도 아닐 정도 ;;; TV판과 이번 서 파일 다 구할 수 있으면 비교화면 한번 올려보지요.
그리고 뭔가 스토리 변화가 보이는 것이, 후유츠키나 겐도우의 추가된 대사 부분이 '모든 것은 계획대로'라는 뉘앙스를 굉장히 강하게 주더군요. 게다가 리리스와의 계약은 뭐고 미사토가 도그마 엔트리에서 신지에게 리리스를 보여주다니? 이거 원래 미사도 훨씬 나중에 리리스의 존재를 알고 카토씨 의심하는 거 아니었던가? 꽤 중요한 에피소드였던 것 같은데. '3번째의 만남을 기대한다'는 카오루의 대사도 궁금증을 막 증폭시켰고, 파 예고편에서는 혼란이 가중되었더랬습니다. 저녀석은 뭐야! 라는 인물들이 있어서.
영화가 끝나고 난 뒤 "으아악! 다음 편까지 어떻게 기다려! 이런 건 몰아서 봐야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옆자리 여자분은 같이 온 남친-이겠죠-에게 다시는 이런거 보자는 말 하지마, 라고 짜증을 내며 엔딩곡 시작하자마자 나갔더랬지만. (아, 참 엔딩곡 끝나고 난 뒤 예고편이 나옵니다. 어쩐지 많이들 자리를 안 뜨더라.우훗.) 어떻게 새로운 스토리 라인을 만들어갈지 궁금하군요. 성우 라인도 그대로고, 아무튼 기대기대. (엔딩 크레딧 보며 흐뭇흐뭇. 하긴 성우 바뀌었으면 뭣보다 일본쪽에서 가만히 안 있었겠지만요. 쿄야스 사장님의 오퍼레이터 목소리 간만에 들으니 참 반가웠습니다. 물론 막판의 이시다씨도 혼이 나갈 지경이었지만요.)
아, 근데 자막은 왜 그래요. 의역은 뭐 로컬라이제이션이라서 그렇다쳐도, 전에 한국에서도 TV판 들여올 때 아야나미나 이카리 대신 레이, 신지라고 서로 이름을 불러대서 산통을 깨더니 이번에도!! 서로 성을 부를 때 느껴지는 애매한 거리감을 무시하는 겁니까! 그리고 관서 사투리도 또 표준어로 번역해 놨더군요. 아아 ㅜ_ㅜ 게다가 오타도 났어요. 단어가 생각 안나는데 예시였던가? 암튼 '예'라고 써야 하는 걸 '얘'로 표시해 놨더군요. (...저 S입니다. 쪼잔한 거 갖고 트집 잡는다고 뭐라고 하시면 곤란 -_-;;)
근데 적나라한 유두 노출이 무려 2장면 이상이 나오는데다 핏줄기가 막 뿜어나오는데 12세 관람가는 좀 심하지 않았음? 아무리 안노씨가 가위질하면 안 건다고 협박을 했어도, 좌석 확보가 힘들어도, 애들보다는 내 또래 청년층이 대상이긴 해도 이건 좀 아니지 않아? -_-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