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화한 아기들의 대부분과, 성체로 훌쩍 큰 최초 8마리 달봉들도 모두 입양 보내고 마지막으로 아기 달봉 딱 한마리만 남겼는데, 그만 불의의 사고로 명을 달리하고 말았지요. 그래서 한소영 선생님께 한마리 새로 입양해 왔습니다. 입양해 올 때는 새끼손톱만했는데 어느새 저만큼 자라줬습니다. 아이고 기특해라. (하긴 원래 냅둬도 잘 크는 생명력 강한 종자긴 하지만.)
근데 달봉이도 개체마다 성격이 있더군요. 이 녀석이 얼마나 수줍음쟁이인 줄 아세요? 전에 키우던 달봉이들은 손 내밀면 당장 달려오....는 건 아니고, 아무튼 더듬이로 몇번 쿡쿡 찌르다가 꿈틀꿈틀 잘 기어올라왔는데, 이 녀석은 손 내밀기만 하면 숨어서 안나와요. 사실 이 사진도 케이지에 있는 거 들어다가 손에 놓고 한참을 기다려서 찍은 거예요. 사람 손을 먹으려 드는 애들하고 있다가 막 이렇게 수줍게 구는 달봉이를 만나니, 솔직히 재미는 없어요. 애완동물을 키우는 건, 개체간 상호작용이 있고 그 상호작용 안에서 얻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잖아요. 그게 없으면 일방적인 사육이죠.
그래도 걸핏하면 일주일씩 굶기고, 건조해서 흙이 날아갈때까지 들여다보지도 않는 주인 밑에서 이 정도 커준 것만 해도 어디인가요. 앞으로는 잘 지내보자꾸나. :)
아, 그나저나 패각이 참 빤들빤들 예쁘기도 하다. 아주 광택이 나네 그려. ㅋㅋㅋㅋ
(결국 자기가 잘 키웠다는 말을 하고 있....)
